저는 빈티지스러운 것을 참 좋아하는데요.
빈티지, 빈티지 하는 단어를 참 많이 쓰는데요.
갑자기 궁금해 집니다.
네이버 국어사전 왈,
저희가 흔히 쓰는 빈티지하다는 단어는 신어군요.
옛 것을 살려 좀 더 멋지게 만든....?
빈티지 패션의 묘미 역시 옛 것 스럽지만 뭔가 매력을 주는 독특함과 재질과 디자인을 생각하면 기성품에서는 절대로 발견할 수 없는 저렴함이지요.
동네 근처의 빈티지 샾들은 여러 군데 가 보았는데요.
빈티지 패션의 메카, 광장 시장을 드디어 다녀 왔습니다.
광장시장 들어가는 입구입니다.
시장안으로 들어가서 갈 수도 있고, 도로변쪽으로 갈 수 있는데, 도로변을 따라 가는 게 더 쉬운 것 같아요.
지하철 1호선 종로5가 역 11번 출구에서 나와 농협을 지나 우리은행지나 코너를 돌면 요런 곳이 나옵니다.
요런 간판을 보고 쪼금 더 가면 2층으로 올라가는 입구가 나오는데, 두근두근 부푼 마음을 안고서 계단을 올라가시면 2층과 3층 전부가 수입 구제 시장입니다.
올라가다 보면 빈티지한 간판.
월요일~토요일은 10시~19시, 일요일은 11시~19시 라고 영업 시간을 알려 줍니다.
일요일은 자율이라서 안 나오는 상가도 있고, 6시정도 되니까 문닫고 가는 분들도 계시더라구요.
그래서 평일보다는 조금 서두르셔야 되지만, 좀 더 가격 흥정을 할 수 있는 장점도 있지요.
들어가기 전 입구에 상가안의 업체명들을 적어 놓은 커다란 간판.
혹시 맘에 드는 옷들이 있지만 다른 곳도 구경하고나서 사고 싶다면, 몇 호인지만 알아 놓으시면 요 지도를 보고 쉽게 찾아갈 수가 있겠네요.
일단 저랑 제 친구가 코트를 구입한 곳,
광장 1485호 수입구제 패밀리.
아주 구수하게 말씀 잘 하시는 사장님이 있으셔서 맘편하게 옷도 입어 보고, 가격 흥정도 하고 그랬거든요.
처음 가시는 분들이라면, (제가 그랬죠.) 탁 들어가서 느껴지는 구제의 향기와 어마어마하게 꽉 찬 옷들의 압박, 젊디 젊은 스타일리쉬한 청년들의 부드러운 호객 행위에 눈길 둘 곳을 못 찾으실 거에요. ㅎㅎ
살다 보니 조카 또래의 남자 아이들과 말을 섞는 거 자체가 쉽지 않은 경험인데다가 선뜻 들어가서 옷을 뒤적뒤적하기도 쉽지 않지요.
그래서 저희도 한 바퀴 빙빙 돌고 마음이 좀 편해진 후 들어가서 옷도 뒤적이고, 말도 하고 했다지요.
아줌마들의 수줍음이란..ㅎ
다른 곳들에서는 정말로 빈티지한 일본 수입 구제 옷들이 많아서요.
일반적인 룩만을 고집하는 아줌마로서는 소화하기 힘든 옷들이 많았구요.
아마 사 가면 남편이 어디서 주워 왔냐고 할 만한 옷들도 있었지요. (그런게 빈티지 옷의 묘미인걸, 아저씨들은 모른답니다.)
그래서 커플이 옷을 보러 다니는 모습이 참 부러웠답니다.
우리 남편이라면 기겁을 해서 나갔을텐데요.
광장 1711호 수입구제 베니비디
길이감 좋고 (짧지 않고), 질 좋은 스커트들과 셔츠들이 많았던 곳입니다.
여기서 제 원피스도 구입.
원피스 디자인이 참 구제틱하면서 천 자체의 문양이 참 이뻐서 샀는데, 편하게 잘 입을 거 같아요.
이 집 역시 이쁜 단품들이 많은 곳.
너무 맘에 드는 코트가 있었는데, 빈티지 구제인지라 살짝 흠집이 있어서 포기하고 온 곳.
보통 구제를 구입하는 사람들은 그런거 신경 안 쓴다고 하던데, 저는 흠집만은 용납이 안 되더라구요.
그래서 흠집이 있는 경우는 가격적인 메리트가 있지 않는 한, 잘 사게 되지 않더라구요.
예쁜 빨강 체크 스커트도 있었으나 잘 보니 속치마가 붙어 있지 않아 포기.
빈티지 구제인만큼 사실 때는 꼼꼼히 살펴 보세요.
알고도 난 이 디자인이 너무 좋아 하면서 사는 건 몰라도 디자인만 보고 얼른 사왔는데, 집에 와서 보니 이런 흠집이나 맘에 안 드는 부분이 있다면,, 바꾸러 가기도 뭐하고, 그렇겠죠?
옷뿐 아니라 가방과 신발들도 있었는데요.
가방들 중에 맘에 드는 가방들이 꽤 있더라구요.
가방구경하다가 사진찍는 걸 놓친..
운동화들도 가게의 두 면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많았습니다.
저는 운동화에 별 관심없는 아줌마지만, 운동화에 관심많은 청년들이라면, 갈 만 하겠다는 생각이...
여섯 시가 거의 다 되어 문닫는 곳도 있고 해서 나와서 시장 안으로 들어가서 먹자 골목으로 들어갔더니, 사람이 북적북적 아주 환한 대낮이더군요.
가다보니 줄서서 기다리는 곳이 있길래, 찍어 보았습니다.
혼술남녀 촬영지도 있었고..
저희는 누나네 튀김에서 떡볶이와 튀김을 먹었다지요.
쇼핑으로 허기진 배를 채워준 고마운 떡볶이와 튀김.
사장님이 아주 시원시원하신 스타일이셨는데요.
매콤한 어묵을 주문하니까 청양고추를 2개 서비스로 튀겨 주셨어요.
다른 튀김들은 먹느라 찍지도 못하고..
둘이서 떡볶이1인분, 튀김 6개, 어묵 2개, 서비스튀김 2개 먹고는,
배가 뚱뚱해졌답니다.
항상 시장을 구경하면서 느끼는 것은 여기에 진짜 삶과 열기가 있구나 하는 것입니다.
광장시장은 특히 사람들로 북적북적한 살아가는 열정이 있는 곳이었습니다.
더 열심히 살아야 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만, 은하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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